월급 기준으로 보면 우리나라 가구의 절반 이상은 중산층입니다. 그런데 소비와 저축 여력, 자산과 빚, 노후 준비까지 따지면 중산층은 4가구 중 1가구로 줄어듭니다.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가 9월 16일 발표한 '대한민국 진짜 중산층' 보고서의 결론입니다. 이 '진짜 중산층'의 72.5%가 자기 집에 살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어떤 기준으로 가렸는지, 그 가구들의 살림은 어떤지 정리했습니다.
소득만 보면 52.9%, 여섯 가지를 따지면 24.6%
보고서는 2025년 가계금융복지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으로 균등화 가처분소득이 중위값의 75~200%인 가구를 중산층으로 보면 전체의 52.9%입니다.
2025년 중위값이 연 3744만 원이어서 중산층 소득 범위는 연 2808만~7488만 원입니다. 1인 가구는 월 234만~624만 원, 2인 가구는 월 331만~882만 원, 3인 가구는 월 405만~1081만 원이 기준입니다.
연구소는 여기에 다섯 가지 조건을 더했습니다. 소비는 균등화 소비지출 중위값(연 2089만 원)의 75%인 1567만 원 이상이어야 합니다. 저축은 소비 후 처분가능소득의 10% 이상을 남겨야 합니다.
자산은 순자산이 2억 3860만~6억 9432만 원이어야 하고, 부채는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처분가능소득의 30% 이하여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노후 준비와 생활비 충당 상태가 보통 이상이어야 합니다.
소득·소비·저축을 모두 충족하면서 자산·부채·노후 준비 가운데 두 가지 이상을 만족한 가구를 '진짜 중산층'으로 분류했고, 그 비율이 24.6%였습니다. 여섯 가지를 모두 충족한 가구는 8.0%에 그쳤습니다.
진짜 중산층의 살림 — 월 631만 원 벌고 319만 원 쓴다
'진짜 중산층' 가구의 가처분소득 중앙값은 연 7572만 원, 월평균 약 631만 원입니다. 연간 소비지출은 3822만 원, 월평균 약 319만 원이어서 단순 계산으로 한 달에 약 312만 원이 남습니다.
자산 차이는 더 큽니다. 순자산 중앙값은 4억 1705만 원으로 전체 가구 중앙값(2억 3860만 원)보다 약 1억 8000만 원 많습니다. 금융자산 중앙값도 1억 1230만 원으로 전체 가구(6312만 원)의 약 1.8배입니다.
소득만 비슷해 보이는 중산층 안에서도, 소비·저축·자산·노후까지 갖춘 가구는 자산 수준이 확연히 다르다는 뜻입니다.
72.5%가 자가 — 확인된 것과 확인되지 않은 것
이 보고서에서 주거 형태와 직접 관련된 수치는 하나입니다. 진짜 중산층 가구의 72.5%가 자가에 거주합니다. 자산 기준 충족이 조건에 들어 있고, 집은 우리나라 가계 자산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므로 자가 거주 비율이 높게 나타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수치로 확인할 수 없는 것도 분명합니다. 자가라서 중산층이 됐는지, 중산층이어서 자가를 마련했는지는 보고서가 인과관계를 밝힌 바 없습니다.
같은 소득의 가구가 전세나 월세로 살 때 순자산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보여주는 수치도 이 자료에는 없습니다. 따라서 "전세는 자산 축적에 불리하고 월세는 가장 불리하다"는 식의 단정은 이 자료만으로는 할 수 없습니다.
빚이 변수 — 순자산이 같아도 탈락하는 경우
기준의 구조를 보면 주거 형태가 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지점이 있습니다. 부채 조건입니다. 아시아경제가 보고서 기준을 풀어 쓴 해설에는 가상의 사례가 나옵니다.
순자산이 4억 원으로 진짜 중산층 중앙값(4억 1705만 원)과 비슷한데도, 전세대출 부담과 비어 있는 노후 계좌 때문에 자산·부채·노후 가운데 한 가지만 충족해 탈락하는 경우입니다.
실제 통계가 아니라 기준을 설명하기 위한 예시지만, 순자산 액수가 같아도 빚 부담과 노후 준비 상태에 따라 판정이 갈릴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나이가 들수록 줄어든다
연령대별로도 차이가 컸습니다. 진짜 중산층 가구의 비중은 60대에서 25.3%, 70세 이상에서 10.5%로 떨어졌습니다. 현재 소득이 중산층 범위에 있어도, 은퇴 이후 소득이 줄고 노후 준비가 부족한 가구는 이 기준을 넘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정리하면
지금까지 확인된 사실은 세 가지입니다. 소득 기준 중산층은 전체의 52.9%지만 소비·저축·자산·부채·노후 기준까지 적용하면 24.6%로 줄어든다는 것, 이 진짜 중산층의 순자산 중앙값은 4억 1705만 원으로 전체 가구의 약 1.7배이며 72.5%가 자가에 산다는 것, 그리고 60대 이상에서는 그 비중이 25.3%와 10.5%로 낮아진다는 것입니다.
다만 주거 형태가 자산 격차를 만드는 정도는 이 보고서만으로는 확인되지 않으므로, 관련 판단은 주거 형태별 순자산을 직접 비교한 통계를 확인한 뒤에 내리는 것이 안전합니다.
참고자료
https://www.fnnews.com/news/202609170655410480 (파이낸셜뉴스, 2026.09.17, 검색 결과로 확인)https://www.etnews.com/20260916000395 (전자신문, 2026.09.16, 검색 결과로 확인)
https://m.sedaily.com/article/20095020 (서울경제, 2026.09.25, 검색 결과로 확인)
https://www.asiae.co.kr/visual-news/article/2026092810090429770 (아시아경제, 2026.09.28, 검색 결과로 확인)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60917580005 (경기일보, 2026.09.17, 검색 결과로 확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