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5조 4000억, 정부가 9.5%에 사들여 없앤다 — 코로나 소상공인 채무조정의 실체 (2027년도 예산안 기준)



3년 넘게 갚지 못한 빚을 정부가 원가의 10분의 1도 안 되는 가격에 사들여 대부분 탕감해주는 방안이 나왔습니다. 코로나19 시기 피해를 입고도 지금까지 빚을 다 갚지 못한 소상공인을 위한 '특별 채무조정'입니다. 2027년도 예산안에 이 사업을 위한 예산 5000억 원이 편성됐습니다.

무엇이 대상이고, 어떤 방식으로 빚을 줄여주는지 정리했습니다.


대상은 1억 원 미만, 코로나 이전부터 연체된 채권


이번 특별 채무조정의 핵심 대상은 1억 원 미만의 채권으로 결정됐습니다. 정확히는 코로나 위기가 종료된 2023년 6월 이전에 연체가 시작돼, 지금까지 계속 연체 상태로 이어지고 있는 무담보 장기 연체채권입니다. 금융권 및 공공기관이 보유한 코로나 피해 개인사업자와 법인 소상공인의 채권이 대상입니다.

금융위원회는 전체 매입 규모를 개인사업자 보유분 5조 1000억 원에 법인 등 보유분 3000억 원을 더해 총 5조 4000억 원으로 계산했습니다.


핵심은 매입가율 9.5% — 시장가의 절반 이하


이번 대책에서 가장 눈여겨봐야 할 숫자는 채권 매입 가격입니다. 정부는 이들 채권을 액면가의 평균 9.5%에 매입할 방침입니다. 5조 4000억 원의 채권을 9.5% 수준의 가격에 사들이면, 실제 소요되는 재원은 5000억 원 안팎으로 줄어듭니다. 이는 2027년도 예산안에 편성된 금액과 정확히 맞아떨어집니다.

이 매입가율이 얼마나 낮은 수준인지는 시장가격과 비교하면 드러납니다. 통상 3년 연체 채권은 부실채권(NPL) 시장에서 액면가의 20% 초반대에서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부가 설정한 9.5%는 이 시장가격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헐값에 채권을 사들이는 만큼, 그 채권을 보유한 원금감면율도 그만큼 높게 책정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원금 감면율, 최소 80% 이상으로


이번 특별 채무 조정의 원금 최대 감면율은 최소 80% 이상으로 설정됐습니다. 정부는 앞서 "코로나19 위기 당시 공동체를 위해 피해를 감수한 소상공인들에게 적극적인 채무 조정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만큼, 기존 소상공인 채무조정 프로그램인 새출발기금보다 강화된 수준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현재 운영 중인 새출발기금은 채무자의 변제 능력에 따라 원금을 최대 80%까지 감면해주고, 기초수급자·취약차주 등에는 최대 90%까지 감면해줍니다. 만약 이번 특별 채무조정의 감면율이 이보다 더 높은 수준에서 결정된다면, 사실상 채권 소각에 가까운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다만 이 90%라는 수치는 기존 새출발기금 일부 대상에게 적용되는 조건일 뿐, 이번 코로나 특별 채무조정의 확정된 감면율은 아니라는 점은 구분해야 합니다.


왜 새출발기금과 별도로 만드나


기존에도 새출발기금이라는 소상공인 채무조정 제도가 있었지만, 신청과 실제 집행 사이에 상당한 간극이 있었습니다. 새출발기금의 누적 채무조정 신청자는 21만 명을 넘어섰고 신청액은 33조 원에 달하지만, 실제 약정을 체결한 사람은 14만 7000명, 조정된 채무 원금은 13조 5000억 원 수준에 그쳤습니다. 정보가 부족하거나 생업에 치여 신청조차 하지 못한 사각지대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됩니다.

이번에 추진되는 특별 채무조정은 이 사각지대를 겨냥합니다.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가 대상 채권을 직접 찾아내 매입한 뒤 추심을 중단하거나 채무를 조정해주는 방식으로, 채무자가 직접 신청하지 않아도 되는 구조입니다.


배경 — "한국은 대출 위주로, 개인이 책임 떠안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8월 4일 중소벤처기업부 업무보고에서 "코로나 당시 다른 나라는 정부가 지원을 해줘 국가가 책임을 부담했지만, 한국은 대출 위주로 처리해 개인에게 책임을 지웠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이번 방안은 이런 문제의식을 반영한 후속 조치로 풀이됩니다.

정부는 이와 별도로 서민금융 지원도 함께 늘립니다. 정책서민금융상품인 햇살론은 내년 올해보다 3000억 원 늘려 6조 2000억 원 규모로 공급하고, 청년 대상 미소금융 대출한도는 500만 원에서 1000만 원으로 확대합니다.


정리하면


지금까지 확인된 사실은 명확합니다. 대상은 1억 원 미만, 코로나 이전(2023년 6월 이전) 발생한 장기연체채권이고, 정부는 이를 액면가의 9.5%에 사들여 최소 80% 이상 감면할 계획이며, 이를 위한 예산 5000억 원이 2027년도 예산안에 편성됐습니다. 다만 채권 매입 가격을 두고 업권과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있고, 정확한 감면율과 신청 절차 등 세부 시행 방식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이 예산안은 국회 심의를 거쳐야 하는 만큼, 최종 시행 여부와 세부 조건은 국회 통과 이후 발표될 시행 계획을 확인해야 합니다.


참고자료


https://www.sedaily.com/article/20089613 (서울경제, 2026.09.10, 원문 직접 확인)
https://www.taxtimes.co.kr/news/article.html?no=276576 (한국세정신문, 2026.08월, 원문 직접 확인)
https://www.economicsignal.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39 (경제시그널, 2026.08월, 원문 직접 확인)
https://xn--jj0bzcx22cxqefnt.kr/ (한국자산관리공사 새출발기금 공식 안내, 원문 직접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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