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혁명이 삶을 바꾸고 있다"는 말은 이제 새삼스럽지 않습니다. 문제는 그 변화가 모두에게 똑같이 다가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026년 3월 26일 발표한 '2025년 디지털 정보격차·웹 접근성·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이 변화의 속도와 방향이 계층·연령마다 얼마나 다른지 구체적으로 드러납니다.
무엇이 나아졌고, 어디서 여전히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지 수치로 정리했습니다.
디지털정보화 수준 77.9% — 5년 연속 개선, 그러나 속을 보면
디지털정보격차 실태조사는 전국 17개 시·도, 1만 5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국가승인통계입니다. 일반국민의 디지털정보화 수준을 100으로 놓고, 장애인·저소득층·농어민·고령층 등 4대 정보취약계층이 그중 몇 퍼센트 수준에 있는지를 측정합니다.
2025년 조사 결과 취약계층의 디지털정보화 수준은 77.9%로, 2024년 77.5%보다 0.4%포인트 올랐습니다. 5년 연속 개선세가 이어진 것입니다. 다만 이 수치를 구성하는 세 항목을 뜯어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디지털 접근 수준(기기 보유 여부)은 96.6%로 이미 포화 상태에 가깝지만, 디지털 역량 수준(기기를 다루는 능력)은 65.9%에 그쳤습니다. 접근과 역량 사이에 30%포인트 넘는 격차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뜻입니다. 관련 분석에서는 이를 두고 "디지털 사회는 '접속 가능한 사회'는 됐지만 '활용 가능한 사회'로는 완전히 전환되지 못한 상태"라고 짚었습니다.
스마트폰 과의존, 청소년 10명 중 4명은 위험군
같은 조사에 포함된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에서는 연령대별로 뚜렷하게 엇갈린 결과가 나왔습니다. 청소년은 10명 중 4명 이상이 과의존 위험군에 속했고, 유아동도 26.0%로 높은 수준을 보였습니다. 반면 성인과 60대는 전년 대비 위험군 비율이 감소했습니다.
즉 디지털 접근성과 활용 능력이 전 연령에서 계속 높아지는 것과는 별개로, 그 이용을 스스로 조절하는 능력은 연령대에 따라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성인·고령층에서는 개선되는 지표가, 청소년·유아동에서는 악화되는 지표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 셈입니다.
과기정통부도 이 지점을 정책 우선순위로 짚었습니다. 이번 발표 자료의 부제 자체가 "고령층의 디지털 역량 강화와 청소년의 스마트폰 과의존 해소에 정책역량 집중"이었습니다. 개선이 필요한 지점이 계층별로 서로 다르다는 것을 정부 스스로 인정한 셈입니다.
숫자가 말해주는 것 — 접근성과 활용 능력은 다른 문제다
이 통계들을 종합하면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이 나옵니다. '디지털 기기를 갖고 있는가'와 '그 기기를 얼마나 잘 다루는가', '그 이용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가'는 각각 별개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취약계층의 디지털 접근 수준은 96.6%로 일반국민과 거의 차이가 없어졌지만, 역량 수준은 65.9%에 머물러 있습니다. 기기 보급만으로는 해소되지 않는 격차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스마트폰 과의존이 전체적으로는 개선되는 흐름이지만 청소년·유아동에서는 악화되고 있다는 결과는, 디지털 포용 정책을 접근성 확대라는 단일 잣대로 평가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세대별로 필요한 정책의 초점이 다르다는 사실이 통계로 다시 한번 확인된 셈입니다.
정리하면
디지털 혁명이 사회를 바꾸고 있다는 큰 흐름은 분명합니다. 다만 그 변화의 실제 모습은 '모두가 똑같이 혜택을 본다'는 식의 뭉뚱그린 서술보다, 항목별·연령별로 나눠 살펴봐야 정확하게 보입니다. 취약계층의 디지털 수준은 5년째 오르고 있지만 접근(96.6%)과 역량(65.9%) 사이의 간극은 여전하고, 스마트폰 의존 문제는 성인·고령층의 개선과 청소년·유아동의 악화라는 상반된 흐름이 동시에 존재합니다. 앞으로의 디지털 포용 정책은 이 두 가지 사실을 함께 짚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자료
https://www.ajunews.com/view/20260326130201155 (아주경제, 2026.03.26, 나선혜 기자, 원문 직접 확인)
https://www.dginclusion.com/news/articleView.html?idxno=1535 (디지털포용뉴스, 2026.03.31, 원문 직접 확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