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 납부 패러다임의 대전환: 왜 주식 납부를 허용하는가?
정부가 상장 주식으로 상속세를 납부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편할 방침을 공식화했습니다. 이는 1997년 물납 대상에서 제외된 이후 약 30년 만에 상속세 납부 방식에 큰 변화를 가져오는 조치입니다.
그동안 대기업 오너 일가는 막대한 상속세를 현금으로만 납부해야 했기 때문에, 때로는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해 보유 주식을 저가에 매각하거나 기업 대출을 이용하는 등 재정적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번 제도의 핵심 목표는 바로 이러한 자산 유동성 문제 해소와 기업 경영권 안정입니다. 현행 상속세법상 물납은 부동산과 유가증권 등 일부 자산에 한해 가능했으나, 상장 주식은 복잡한 가치 평가와 시장 변동성 문제로 제외되어 있었습니다.
이번 개편은 이 상장 주식을 다시 납부 수단으로 인정함으로써, 오너 일가의 재정적 부담을 경감하고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1. 상장 주식 납부 허용의 배경과 주요 기대 효과
상장 주식 납부 제도의 도입은 단순히 세금을 내는 방식을 바꾸는 것을 넘어, 국내 경제와 자본 시장에 광범위한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측면에서 중요한 변화를 이끌 것입니다.
1.1. 기업 경영권 안정성 강화 및 '오버행' 리스크 감소
상속세 납부 기한(6개월, 연부연납 시 최장 10년) 내에 막대한 현금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오너 일가는 불가피하게 보유 주식을 시장에 매각해야 했습니다.
이러한 대규모 주식 매각은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우려를 키워 주가 하락을 유발하고, 결과적으로 기업의 경영권까지 불안정하게 만드는 요인이었습니다.
상장 주식 납부가 허용되면, 오너 일가는 핵심 자산인 주식을 유지하면서 세금을 납부할 수 있게 되어 경영권 방어가 쉬워집니다. 이는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 전략 추진에 필요한 안정적인 기반을 제공합니다.
1.2. 자산 유동성 확보와 투자 여력 증대
현행 제도 아래에서는 상속세 납부를 위해 비핵심 자산을 처분하거나 대규모 부채를 발생시켜야 했으나, 주식 납부가 가능해지면 이러한 현금 유출 없이 세금을 처리할 수 있습니다.
확보된 현금 유동성은 기업 및 가계의 재투자 여력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특히 상속세를 현금으로 납부하기 위해 자산 운용을 중단했던 기간이 사라지면서, 지속적인 자산 운영 및 투자 활동을 통해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됩니다.
1.3. 납세자의 선택권 확대와 공정성 제고
상속재산의 대부분이 현금이 아닌 주식이나 부동산으로 구성된 경우, 납세자들은 상속재산을 처분하여 세금을 납부해야 하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했습니다.
주식 납부가 허용됨으로써 납세자는 보유 자산의 성격에 맞춰 가장 효율적인 납부 수단을 선택할 수 있게 됩니다.
이는 재산 형태에 따른 납세 불균형을 해소하고, 납세자의 권익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합니다.
2. 상장 주식 물납 제도의 실효성 확보를 위한 쟁점과 관리 방안
상장 주식 납부 제도가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주식 시장의 특성상 발생하는 몇 가지 쟁점들을 해결해야 합니다. 정부는 제도의 실효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음 관리 방안들을 마련 중입니다.
2.1. 주식 가치 평가의 공정성 확보 문제
상장 주식은 매일 그 가치가 변동하므로, 납부 시점의 주식 가치를 어떻게 공정하게 산정할 것인지가 가장 중요한 쟁점입니다.
현재 논의되는 방안은 상속 개시일 전후 4개월 간의 평균 주가를 기준으로 하거나, 물납 신청일 직전일 종가를 기준으로 하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납세자와 정부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객관적이고 투명한 평가 기준을 확립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주가 조작이나 인위적인 주가 부양 행위를 방지하는 법적 장치를 동시에 강화할 계획입니다.
2.2. 상속세 물납 주식의 관리 및 처분 방안
국가가 상속세로 주식을 받게 되면, 이 주식을 어떻게 관리하고 처분할지가 또 다른 핵심 문제입니다. 정부가 대기업의 주식을 대량으로 보유하게 될 경우, 사실상 정부가 해당 기업의 주요 주주로 등극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는 자칫 정부의 시장 개입으로 비칠 수 있으며, 주식 처분 과정에서 또 다른 시장 충격(오버행)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
관리 원칙: 정부는 취득한 주식을 즉시 처분하기보다는,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장기적인 분산 매각 원칙을 수립해야 합니다.
-
활용 방안: 이 주식들을 공익적 목적(예: 청년 창업 지원 기금, 국가 채무 상환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습니다. 주식 자체를 직접 시장에 팔기보다 공익 목적의 재단에 출연하는 방식 등을 통해 주식 시장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사회적 효용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2.3. 주식 시장 변동성 위험 관리
납부자가 세금을 주식으로 냈는데, 국세청이 주식을 보유하는 동안 주가가 급락할 경우 세수 손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정부는 물납을 신청하는 주식에 대해 일정 비율의 담보를 설정하거나, 물납 주식의 가치가 세액에 미달할 경우 추가 현금 납부를 요구하는 등의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이러한 제도적 보완을 통해 주식 납부 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3. 결론: 변화하는 상속세 제도, 현명한 대응 전략 필요
상장 주식 상속세 납부 제도 개편은 국내 상속세 제도 역사상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이는 대기업 오너 일가의 재정적 유연성을 증대시키고, 기업 경영권 방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궁극적으로는 국내 자본 시장의 안정성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 제도의 조기 안착을 위해서는 정부가 주식 가치 평가의 공정성, 물납 주식의 효율적 처분, 그리고 시장 변동성 관리에 대한 철저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신속히 확정해야 합니다.
납세자들 역시 새로운 제도의 세부 사항을 정확히 이해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산 관리 및 상속 계획을 재정비해야 할 시점입니다. 지속 가능한 경제 발전을 위한 구조적 변화의 일환으로서, 이 제도의 성공적인 운영을 기대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