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구 경북대학교 앞 상권이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는 보도는 지방 소멸 위기가 단순한 인구 통계를 넘어 지역 경제의 근간을 흔들고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한때 학생들로 북적이던 대학가 상권이 평일에도 휴무 상태에 놓이거나, 남아있는 식당들이 중장년층 손님에 의존하는 현상은 청년층의 지방 탈출과 학령인구 감소라는 이중고가 만들어낸 비극입니다.
이 글은 지방대 상권 위기의 현실을 구체적으로 진단하고, 그 근본 원인인 청년 유출 문제의 심각성을 분석하며, 지속 가능한 지역 발전을 위한 실효적인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Ⅰ. 📉 지방 국립대 상권 위기의 냉혹한 현실: 40% 폐업의 경고
지방 국립대학 상권은 지역 경제의 최후 보루로 여겨졌으나, 최근의 쇠퇴 속도는 단순한 침체를 넘어 상권 궤멸의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1. 상권 붕괴를 보여주는 구체적 수치
-
음식점 수 40% 급감: 2024년 11월 기준, 경북대를 포함한 8개 지방 거점 국립대학교 반경 1km 내 음식점 수가 6년간 40% 가까이 급감했습니다. 이는 대학가 상권의 활력이 근본적으로 저하되었음을 보여줍니다.
-
경북대 앞의 썰렁함: 대구 경북대 앞 상권의 경우, 평일 낮 시간에도 손님이 거의 없어 점심 장사만 하는 식당이 늘어났고, 심지어는 평일 정기 휴무에 들어가는 가게와 '임대' 간판을 내건 공실이 증가하는 실정입니다.
-
고객층의 고령화: 8천 원대 한식 뷔페처럼 그나마 영업하는 식당들도 주고객층이 대학생이 아닌 중장년층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이는 젊은 층의 소비 활동이 지역 상권에서 사라지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2. 학령인구 감소와 소비력 약화의 직격탄
대학가 상권 위기의 직접적인 원인은 학령인구 감소와 이에 따른 학생 수의 실질적 감소입니다.
-
대학의 위기 가속화: 현재의 출생아 수 감소 추세가 지속될 경우, 2036년 이후부터 비수도권 4년제 대학의 절반 이상이 신입생을 채우지 못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로 인해 지방대학은 학생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는 곧 대학가 상권의 궤멸로 직결됩니다.
-
소상공인 생계 위협: 지방대 상권의 소상공인들은 학생들을 주 고객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학생 수 감소는 매출 감소의 직격탄입니다. 상권의 생명력이 약화되면 지역 내 일자리도 동반 감소하여 지역 경제의 활력을 크게 저하시킵니다.
Ⅱ. 🏃 청년 유출과 고령화의 이중고: 지방 소멸 가속화의 핵심 원인
지방대 상권 붕괴의 근본적인 원인은 지역 청년층의 지속적인 순유출과 이로 인한 지역 사회의 고령화입니다. 이는 지방 소멸을 가속화하는 핵심적인 악순환 구조를 형성합니다.
1. 청년 유출의 주된 원인: 일자리와 격차 문제
청년들은 자신의 고향을 떠나 수도권으로 향하고 있으며, 이 이탈의 주된 원인은 경제적 격차입니다.
-
일자리 기회의 한계: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4년까지 약 10년간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이동한 청년은 71만 명 이상에 달합니다. 청년들이 지방을 떠나는 가장 큰 이유는 양질의 일자리 부족과 낮은 임금 수준입니다. 전공을 살리고 경력을 쌓아도 결국 수도권 기업으로 이직하고 싶어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
생활 인프라의 격차: 일자리 외에도 주거 환경, 편리한 교통, 다양한 문화 시설 및 교육 여건 등 생활 인프라의 부족이 청년들의 이탈을 부추기는 2차적인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부산, 대구 등 거점 도시에서도 청년 인구 유출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현실입니다.
2. 고령화 심화와 지역 경제 역량 약화
청년층의 지속적인 유출은 지방 사회의 고령화를 가속화하고 지역 경제의 역량을 취약하게 만듭니다.
-
인구 데드 크로스: 출생아 수가 사망자보다 적은 '데드 크로스' 현상과 청년 유출이 겹치면서 지방의 고령화는 더욱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의료, 복지 등 특정 산업에 대한 수요는 높아지지만, 경제 활동에 필요한 생산 인구와 잠재적 인재는 감소합니다.
-
악순환의 가속화: 지역 대학이 폐교 위기에 처하거나 상권이 마비되면, 교직원 일자리 감소와 소상공인 생계 위협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지역 부동산 침체와 지역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심화시켜 청년 유출을 더욱 가속화하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 지방대 상권 위기 극복을 위한 실효적인 해결책
지방대 상권의 궤멸 위기를 타개하고 청년 유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정책 패러다임의 전환과 다양한 이해당사자의 협력이 필수적입니다.
1. 청년 유입을 위한 '인재 중심' 일자리 전략
단순한 지원금 정책을 넘어, 청년들이 매력을 느끼고 정착할 수 있는 지방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
산업 중심지의 지방 분산: 정부와 지자체는 산업의 중심지가 수도권에 집중되지 않도록 지방에 분산 및 정착할 수 있도록 하는 장기적인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인재 중심의 일자리 전략을 통해 지역 중소기업의 일자리 질을 개선하고 임금 격차를 해소해야 합니다.
-
지역 특화형 고용 모델: 지역 사회와 대학이 협력하여 해당 지역의 강점 산업과 연계된 특화된 교육 과정을 개발하고, 청년들이 선호하는 스타트업 지원 및 창업 인프라를 구축하여 새로운 고용 모델을 창출해야 합니다.
2. 지역 활성화를 위한 '정주 여건' 개선
청년들이 떠나지 않고 정착할 수 있도록 매력적인 정주 여건(Living Infrastructure)을 조성해야 합니다.생활 인프라 구축: 지방정부는 쾌적한 주거환경, 편리한 교통체계, 다양한 문화 및 교육 시설의 기반을 제공하여 대기업의 신규 투자를 유도하고, 청년층의 유출을 감소시켜야 합니다.
-
상권 기능 전환 지원: 대학 상권이 학생만을 대상으로 하는 과거 모델에서 벗어나, 지역 주민, 외부 관광객 등을 포용하는 다양성을 갖춘 상권으로 기능 전환을 할 수 있도록 업종 변경 및 리모델링 지원 등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합니다.
3. 대학-지역사회 간의 긴밀한 협력
지방대 상권의 활기를 되찾기 위해서는 대학이 지역 사회의 핵심 허브로서의 역할을 강화해야 합니다.
-
문화 콘텐츠 유치: 지역 사회와 대학이 함께 협력하여 청년층이 선호하는 문화 행사 및 축제를 유치하고, 상권 내 유동 인구를 증가시켜 소통과 화합의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
지역 정책 역량 강화: 지방이 스스로 지역 발전의 대안을 수립할 수 있도록 정책 역량을 지원하고, 지역 간 소모적 경쟁이 아닌 협력적 발전을 도모해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대구 경북대 앞 상권의 위기는 단순한 지역 문제가 아닌, 국가적 위기 수준의 지방 소멸 현상을 반영합니다.
정부, 대학, 기업, 지역 사회 등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이 긴밀히 협력하여 청년 유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지방대 상권의 새로운 활기를 되찾을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나갈 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