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수출바우처, 기대 이하의 성과에 대한 심층 분석
정부의 핵심 수출 지원 대책인 '수출바우처' 사업이 예산 확대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성과 면에서 후퇴하고 있어 개선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최근 자료에 따르면, 수출바우처 지원을 받은 기업 중 수출액이 증가한 기업의 비중이 2023년 기준 42.5%에 불과하여, 10곳 중 6곳 가까이가 수출액 감소를 경험했습니다.
이는 사업 초기인 2017년 61.0%에 달했던 수출 증가 기업 비율과 비교할 때 현저하게 낮아진 수치이며, 2년 연속 50%를 밑돌면서 사업의 실효성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특히, 2025년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1,300억 원 이상의 예산이 편성될 예정이어서,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전면적인 재설계가 절실한 시점입니다.
이 보고서는 수출바우처 사업의 성과 저조 원인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실효성을 높일 수 있는 구체적인 개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수출바우처 효과 저조의 주요 원인 분석
수출바우처 사업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보이는 데는 여러 구조적 및 운영적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1. 기업 규모별 효과의 불균형 심화: '규모의 역설'
가장 두드러지는 문제점은 기업 규모별 효과의 불균형입니다. 최신 성과 분석 결과는 초기 수출 기업(내수기업, 초보기업, 유망기업 등)에 성과가 집중되는 양상을 보이며, 기업 규모가 클수록 사업 효과가 미약함을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2023년 기준, 수출액 1,000만 달러 이상의 '선도기업'은 바우처 사업 참여 후 오히려 수출액이 감소하는 결과를 보였습니다. 이는 이미 상당한 수출 역량을 갖춘 선도기업에게는 현재의 바우처 서비스가 성장을 견인할 만한 수준의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반면, 초기 수출 기업에게는 바우처가 해외 진출의 마중물 역할을 하여 긍정적인 효과를 유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기업의 성장 단계와 수출 역량에 따른 차별화된 지원 전략이 부재하다는 점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됩니다.
2. 지원 서비스의 품질 및 맞춤화 부족
제공되는 수출 지원 서비스의 품질과 기업별 니즈에 대한 맞춤화가 부족하다는 점도 심각한 문제입니다. 많은 기업이 해외 마케팅, 관세 자문 등의 서비스를 이용하지만, 제공되는 내용이 일반론적이거나 기업의 특정 상황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과 해결책 제시가 미흡하다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특히, 급변하는 글로벌 통상 환경과 시장 다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기업의 제품 특성, 목표 시장, 경쟁 우위 등을 고려한 고도화된 컨설팅이 필수적입니다. 표준화된 해결책만으로는 이미 선진화된 수출 시장에서 실질적인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기 어렵습니다.
3. 중소기업의 인식 및 활용 역량 부족
여전히 많은 중소기업이 수출바우처 프로그램의 존재와 활용 방안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한, 프로그램을 인지하더라도 복잡한 신청 절차와 행정적 부담, 그리고 바우처 활용에 대한 전문성 부족으로 인해 유익한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는 특히 초기 해외 진출을 시도하는 영세 기업들에게 큰 장벽으로 작용하며, 자원 활용의 효율성을 저해하는 요인이 됩니다.
4. 복잡하고 경직된 행정 절차
정부 규제 및 복잡한 절차 역시 사업 효과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지목됩니다. 기업들은 지원을 받기 위한 행정 절차에 시간과 인력을 소모하며, 이는 결국 본업인 수출 활동에 집중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경직된 바우처 사용 규정과 사후 정산 과정의 복잡성 등은 기업들의 참여 의욕을 꺾고, 필요한 시점에 유연하게 자원을 활용하지 못하게 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개선 방향과 향후 대응 방안: 성과 중심의 재설계
수출바우처 사업의 실효성을 높이고 수출 활성화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네 가지 핵심 방향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면 재설계하고 개선해야 합니다.
1. 성과 중심의 평가 시스템 전면 도입
현재의 사업 운영 방식으로는 예산 투입 대비 실질적인 수출 성과를 담보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성과 중심의 평가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도입하여 사업의 효율성과 책임을 강화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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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 기업 선별 시: 지원 후 수출 증가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식별하는 정교한 평가 모델을 적용하여, 단순히 신청하는 기업이 아닌, 바우처 활용을 통해 실질적인 성장을 이끌어낼 잠재력이 있는 기업에 자원을 집중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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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완료 후: 바우처 사용 금액 대비 수출액 증가율, 신규 시장 진출 성공률 등 정량적 성과 지표를 중심으로 사후 평가를 진행하고, 우수 성과 기업에 대해서는 후속 지원 프로그램 참여 우대 등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합니다. 반면, 성과가 저조한 기업에 대해서는 원인 분석을 통해 컨설팅을 제공하고, 무분별한 재참여를 제한하는 등의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2. 기업 성장 단계별 맞춤형 서비스 및 지원 한도 차별화
기업 규모별 효과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원 서비스를 '성장 단계별'로 명확하게 구조화하고 맞춤형 지원을 강화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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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수출 기업(내수/초보/유망): 해외 시장 조사, 통번역, 홍보 콘텐츠 제작 등 수출 인프라 구축에 집중된 지원을 제공하며, 참여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여 진입 장벽을 낮춰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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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선도 기업: 이들은 단순 마케팅 지원을 넘어섭니다. 고부가가치 서비스인 심층적인 통상 환경 분석, 해외 M&A 자문, 글로벌 R&D 협력 지원, 고도화된 기술 인증 및 규격 획득 지원 등 수출 고도화 및 시장 다변화에 초점을 맞춘 전문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해야 합니다. 또한, 이들에게는 지원 한도를 상향 조정하여 대형 프로젝트 추진을 가능하게 해야 합니다.
3. 지원 서비스 공급자의 전문성 및 책임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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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성 검증 강화: 서비스 공급자의 전문 분야별 경력, 실질적인 수출 성공 사례, 기업 만족도 등을 주기적으로 평가하고, 부실한 서비스를 제공한 기관은 퇴출시키는 등 '공급자 책임제'를 강화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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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공급 매칭 시스템 개선: 기업의 니즈와 공급기관의 전문성을 정교하게 매칭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여, 기업이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전문가를 쉽게 찾고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4. 홍보 및 교육을 통한 기업 활용 역량 제고
수출바우처 사업에 대한 인식 제고와 활용 교육을 필수적으로 추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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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적인 홍보 확대: 정부는 중소기업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채널(지역 상공회의소, 산업별 협회 등)을 활용하여 사업의 이점과 신청 절차에 대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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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용 교육 프로그램 의무화: 바우처를 배정받은 기업들에게는 서비스 선정 및 활용 전략 수립에 대한 의무 교육을 제공하여, 기업 스스로가 제공되는 자원을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특히, 마케팅 전략 수립 및 컨설팅 활용 방안에 대한 실무 중심 교육을 강화해야 합니다.
결론: 지속적인 혁신을 통한 수출 활성화 기여
정부의 수출바우처 사업은 초기 수출 기업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제공하고 있지만, 전반적인 성과 저조라는 심각한 문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는 예산 투입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사업 모델의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됩니다.
수출 증가 기업 비중 42.5%라는 현재의 성과 지표는 사업의 전면적인 성과 중심 개편을 요구하는 명확한 신호입니다. 정부는 발 빠른 대응을 통해 기업 성장 단계별 맞춤형 지원, 공급자 전문성 강화, 그리고 성과 중심 평가 시스템 도입을 통해 바우처 사업을 혁신해야 합니다.
이러한 체계적인 접근과 지속적인 보완 노력을 통해서만 수출바우처 사업은 우리나라 기업들의 실질적인 수출 활성화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는 핵심 동력으로 재탄생할 수 있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