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항로에 뛰어들고 싶어도, 배 값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쇄빙·내빙 기능을 갖춘 특수 선박은 일반 선박보다 도입 비용이 훨씬 비싸고, 상업항로가 아직 자리 잡기 전이라 수익성도 불확실합니다.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가 17일 이 문제를 정면으로 겨냥한 금융 프로그램을 내놨습니다. 선사가 자체 부담해야 할 자금을 선가의 10%까지 낮춰주는 것입니다.
정확히 어떤 구조인지, 어떤 배가 대상인지 정리했습니다.
핵심은 '후순위 금융' — 최대 30%를 해진공이 메운다
해진공은 17일 국적선사가 북극항로 운항을 목적으로 새로 건조하거나 중고로 도입하는 쇄빙·내빙 등급 선박에 투자하는 '쇄빙·내빙선 투자 프로그램'을 마련한다고 밝혔습니다. 연간 1200억 원 규모로 운영되며, 선가를 기준으로 후순위 금융에 최대 30%까지 투자하는 방식입니다.
후순위 금융이 핵심인 이유가 있습니다. 후순위 금융은 은행 등이 제공하는 선순위 금융보다 상환 순위가 밀리는 만큼 위험 부담이 큽니다. 그래서 민간 금융기관만으로는 자금을 다 조달하기 어려운 구조였는데, 해진공이 이 위험한 구간을 직접 채워주는 것입니다.
그 결과 선사는 선순위 금융을 포함해 선가의 최대 90%까지 자금을 조달(LTV, 담보인정비율)할 수 있게 됩니다. 최대 한도가 적용되면 선사가 자체 자금으로 충당해야 하는 비중은 10%까지 낮아집니다.
대상은 신조·중고 모두, 선종 제한 없음
지원 대상은 국적선사가 북극항로 운항을 목적으로 새로 건조하거나 중고로 도입하는 쇄빙·내빙 등급 선박입니다. 컨테이너선, 벌크선, 탱커, 자동차운반선(PCTC) 등 선종에는 제한을 두지 않습니다. 신조선이든 중고선이든, 어떤 유형의 선박이든 극지 등급만 갖췄다면 이 프로그램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는 지난 7월 팬스타 아크로호가 북극항로 시범운항에 나섰던 흐름과 맞닿아 있습니다. 당시 아크로호는 극지 운항 지원을 위해 아이스 파일럿을 함께 태우고, 보험 가입 과정에서도 국내외 여러 재보험사와 협의하느라 시간이 걸린 바 있습니다. 이번 해진공 프로그램은 이런 극지 운항 진입 장벽 중 '초기 자금 조달' 부분을 직접 낮춰주는 조치로 볼 수 있습니다.
왜 지금 이 프로그램이 필요한가
북극항로는 기존 항로보다 운항거리가 짧아 물류비와 운항 시간을 줄일 수 있는 대체 항로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극지 운항을 위한 특수 선박은 도입 비용이 높은 데다, 상업항로가 정착되기 전까지는 수익성에 대한 불확실성도 남아 있어 선사들이 선뜻 투자를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해진공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국적선사의 초기 선박 확보 부담을 낮추고, 극지 운항 선대를 선제적으로 확보해 향후 북극항로 운항 확대에 필요한 국적선사의 극지 운항 역량과 선대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입니다. 즉 상업항로가 본격화되기 전에, 먼저 배부터 갖춰놓을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입니다.
정리하면
이번 프로그램의 핵심은 세 가지입니다. 연간 1200억 원 규모로 운영된다는 것, 해진공이 선가의 최대 30%를 후순위 금융으로 투자해 선사의 자기자본 부담을 최대 10%까지 낮춰준다는 것, 그리고 신조·중고 선박 모두, 선종 제한 없이 지원한다는 것입니다.
다만 이는 정부가 목표로 하는 2030년 북극항로 정기항로 개설을 위한 인프라 확충 단계의 조치이며, 실제로 몇 척의 선박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도입되는지는 향후 신청 및 집행 현황을 확인해야 알 수 있습니다.
※ 참고자료
https://www.newspim.com/news/view/20260917000992
(뉴스핌, 최영수 선임기자, 2026.09.17, 원문 직접 확인)
https://www.g-enews.com/article/General-News/2026/09/20260917174018183637f21df127_1
(글로벌이코노믹, 2026.09.17, 원문 직접 확인)
https://www.kmib.co.kr/article/view.asp?arcid=9000012963
(국민일보, 2026.09.17, 원문 직접 확인)
https://www.fnnews.com/news/202609171400500682
(파이낸셜뉴스, 2026.09.17, 원문 직접 확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