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마지막으로 금을 사들인 건 2013년, 김중수 전 총재 시절 20톤을 매입했을 때입니다. 그 뒤로 13년간 잠잠했던 한은이 다시 금 시장에 발을 들였습니다. 다만 이번엔 방식이 다릅니다. 금괴를 직접 사는 대신, 미국 증시에 상장된 금 ETF를 택했습니다.
무엇을 얼마나 샀는지, 왜 지금 이 시점에 다시 금으로 눈을 돌렸는지 정리했습니다.
SPDR 골드 트러스트 67만 9765주, 3550억 원
한은이 12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한은은 미국 증시에 상장된 금 ETF 'SPDR 골드 트러스트(GLD)' 67만 9765주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2분기 말 평가액은 2억 5041만 달러, 원화로 약 3550억 원입니다.
지난 3월 말 보유 내역에는 이 ETF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돼, 2분기 중 신규로 편입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구체적인 매입 시점은 공시에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한은이 금 관련 ETF에 투자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왜 실물 대신 ETF인가
한은은 이에 앞서 국내 생산 금 매입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국내 금 생산업체, 한국거래소(KRX), 한국예탁결제원(KSD) 등 관계기관과 협력체계를 구축했다고 밝히며 13년 만의 금 매입 추진을 시사한 바 있습니다. 금 ETF에 대해서도 "2분기 아주 소규모로 금 ETF 매입을 시작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짚어야 할 점이 있습니다. 금 ETF는 실물 금과 회계상 분류가 다릅니다. 유가증권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이번 ETF 매입은 외환보유액 통계에서 '금 보유 비중'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즉 이번 조치는 외환보유액 내 금 비중을 늘린 것이 아니라, 외화자산 포트폴리오 안에서 금 관련 유가증권을 새로 편입한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세계금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한은의 실물 금 보유량은 세계 중앙은행 중 39위 수준이며, 2011~2013년 사이 추가 매입 이후 총 104.4톤을 그대로 유지해왔습니다.
미국 주식 ETF는 오히려 줄였다
같은 공시에서 눈에 띄는 또 다른 변화는 미국 주식 ETF 비중 축소입니다. 한은은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뱅가드 S&P500 ETF(VOO)와 아이셰어즈 코어 S&P500 ETF(IVV)를 각각 13억 2000만 달러, 13억 1000만 달러어치 보유하고 있는데, 3월 말과 비교하면 각각 10.8%, 11.4%씩 보유액을 줄였습니다.
미국 외 선진국 주식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코어 MSCI Intl(IXUS)도 14.4% 축소했습니다. 미국 주식 비중을 줄이면서 금 관련 자산을 새로 늘린 셈입니다.
실물 금 매입도 예고 — 시기는 미정
한은의 금 관련 움직임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한은 외자운용원은 지난 3일 국내에서 생산된 수출용 금을 매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다만 실물 금 매입 재개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배경으로는 최근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일제히 금 보유량을 늘리는 흐름과, 지정학적 위험 확대에 따라 안전자산인 금 보유 비중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 꼽힙니다.
이번 매입 시점의 금값 흐름도 참고할 만합니다. 국제 금 현물 가격은 지난달 말 온스당 4046.21달러에서 최근 4408.08달러까지 8.9% 올랐습니다. 다만 올해 1월 29일 기록했던 역대 최고치(5598.29달러)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정리하면
이번 발표의 핵심은 세 가지입니다. 한은이 2분기 중 SPDR 골드 트러스트 ETF 3550억 원어치를 처음으로 편입했다는 것, 이는 외환보유액의 금 비중과는 무관한 유가증권 자산이라는 것, 그리고 실물 금 매입도 함께 예고돼 있지만 구체적인 시기는 아직 미정이라는 것입니다.
실제로 외환보유액 내 금 비중이 실질적으로 늘어나는지는 향후 실물 금 매입이 실행되는 시점에 다시 확인해야 할 부분입니다.
참고자료
https://biz.heraldcorp.com/article/10839533
(헤럴드경제, 김벼리 기자, 2026.08.13, 원문 직접 확인)
https://www.munhwa.com/article/11609263
(문화일보, 2026.08.13, 원문 직접 확인)
https://www.ajunews.com/view/20260813162421859
(아주경제, 2026.08.13, 원문 직접 확인)
https://www.sedaily.com/article/20078997
(서울경제, 2026.08.13, 원문 직접 확인)
https://www.betanews.net/article/view/beta202608130065
(베타뉴스, 2026.08.13, 원문 직접 확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