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법 301조 조사에 대한 대응이 '가능성'을 논하던 단계는 이미 지났습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지난 23일(현지시간) 강제노동 관련 301조 관세를 최종 확정했고, 24일 0시 1분(미 동부시간)부터 실제로 시행됐습니다. 한국은 12.5%의 관세율 적용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정부가 지금 지키려는 '15% 상한'이 무엇인지 정리했습니다.
강제노동 301조 관세, 한국 12.5% 확정
USTR은 23일 '강제노동 생산제품 수입금지' 관련 301조 관세조치를 최종 발표했습니다. 60개 경제권을 대상으로 강제노동 생산제품 수입금지 제도 유무 등에 따라 10%와 12.5%로 관세를 차등 부과했는데, 한국은 기존 최혜국대우(MFN) 관세율과 이번 추가 관세를 합쳐 총 12.5%가 적용됩니다. 일본 등 미국의 주요 동맹국 다수도 같은 12.5% 구간에 포함됐습니다. 이 관세는 자동차·철강·반도체 등 기존 무역확장법 232조 대상 품목과 원자재 등 특정 품목에는 부과되지 않습니다.
시행 시점도 절묘합니다. 이 관세는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도입됐던 '글로벌 10% 관세'가 만료되는 24일 0시 1분(미 동부시간)부터 곧바로 시행됐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월 20일 미국 연방대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를 위법으로 판결하자, 이를 대체하기 위해 무역법 122조에 따른 10% 글로벌 관세를 150일 한도로 부과해왔습니다. 그 시한이 끝나자마자 301조에 근거한 새 관세로 공백 없이 갈아탄 셈입니다.
정부, 15% 상한 사수 위해 장·차관급이 직접 나섰다
정부는 이 조사 절차에 산업계·관계기관과 협력하며 대응해왔고, 미국 측과도 양자협의를 통해 소통을 이어왔습니다. 특히 122조 관세 만료가 임박한 시점에는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직접 미국을 방문했습니다. 김 장관은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을, 여 본부장은 21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를 각각 면담해 강제노동 및 과잉생산 301조 관세를 논의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한국 측이 강조한 것은 하나입니다. 강제노동 301조와 과잉생산 301조 관세를 합산해도 총 15%를 넘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이는 지난해 한국이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등을 조건으로 기존 25% 관세를 15%로 낮추기로 합의한 틀을 그대로 지켜내겠다는 의미입니다. 산업부는 이번 강제노동 301조 조사가 최종 확정되면서 상호관세 위법 판결과 122조 관세 만료 이후 제기됐던 미국 관세조치의 불확실성이 일부 완화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 과잉생산 301조 조사는 진행 중
문제는 강제노동 관세가 끝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USTR은 한국을 포함한 16개국을 대상으로 '구조적 과잉생산능력 및 과잉생산' 관련 301조 조사를 별도로 진행하고 있고, 이 조사는 올해 말 마무리될 예정입니다. 그리어 USTR 대표는 지난 22일(현지시간) 미 상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서 이 조사가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했습니다.
즉 이번에 확정된 12.5%는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한 것일 뿐, 연말로 예정된 과잉생산 조사 결과에 따라 한국에 적용되는 최종 관세율이 다시 한번 바뀔 수 있습니다. 정부가 '강제노동+과잉생산 합산 15% 이내'라는 원칙을 반복해서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두 관세를 더했을 때 15%를 넘으면, 지난해 어렵게 확보한 대미 관세 합의의 실익이 사실상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정리하면
한국이 처한 상황은 이렇게 요약됩니다. 강제노동 관세 12.5%는 이미 확정돼 시행에 들어갔고, 여기에 자동차·철강·반도체 등 핵심 수출 품목은 이번 관세에서 제외됐다는 점은 다행입니다. 다만 과잉생산 301조 조사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라, 연말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최종 관세 부담이 확정됐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정부의 다음 과제는 이 조사 과정에서 15% 합산 상한을 실제로 지켜내는 것입니다.
참고자료
정책브리핑, 2026.07.24
이투데이, 2026.07.24
파이낸셜뉴스, 2026.07.24
파이낸셜뉴스, 2026.07.23, 류정민 특파원
헤럴드경제, 2026.07.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