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이 공시한 '2025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4대 시중은행의 임직원 수는 총 5만4210명으로 전년 대비 1021명 감소했습니다. 같은 기간 국내 영업점 수도 2779곳에서 2685곳으로 94곳 감소했습니다. News1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면서도 인력과 점포를 동시에 줄이는 역설적 구조.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닌 은행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생산성 지표로 은행별 격차를 확인하고, 이번 효율화의 수혜자와 부담자가 누구인지까지 정리했습니다.
인력 감소 현황 — 은행별로 얼마나 줄었나
은행별 감소 폭은 KB국민은행이 538명으로 가장 컸고, 신한은행 302명, 우리은행 126명, 하나은행 55명 순이었습니다. 신규 채용 규모 역시 2024년 약 1380명에서 2025년 약 1280명으로 100명 줄었습니다. News1
KB국민은행이 압도적으로 많이 줄었습니다. 역대 최대 규모 자사주 소각을 발표하며 주주환원을 강화하는 동시에, 인력도 가장 공격적으로 재편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희망퇴직 규모와 조건
신한은행은 541명의 희망퇴직자를 결정했습니다. 이는 지난해(234명)의 2배 이상입니다. NH농협은행도 지난해 12월 391명이 희망퇴직했습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지난해 희망퇴직자는 각각 325명과 362명이었습니다. First News
KB국민은행은 1964~1967년생을 대상으로 23~35개월치 특별퇴직금과 자녀 학자금, 재취업 지원금(최대 2800만원), 건강검진 지원 등의 혜택을 제공했습니다. 우리은행은 출생연도에 따라 평균임금의 30~36개월치를 특별퇴직금으로 지급했습니다. First News
30대까지 희망퇴직 대상을 확대하거나 재취업지원금을 늘리는 방식으로 유도하는 은행도 있습니다. 행원들 사이에서도 지금이 희망퇴직 조건이 가장 좋은 시점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자발적 참여가 늘고 있습니다.
점포 통폐합 현황 — 5년 만에 937곳이 사라졌다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 현재 2688개 지점을 운영 중이며, 이 기간 937곳이 폐쇄돼 26% 감소했습니다.
2026년에도 통폐합은 계속됩니다. 우리은행은 오는 7월 6일 영업점 29곳과 출장소 8곳 등 총 37개 점포를 인근 점포로 통폐합할 예정입니다. 이번 점포 축소는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뿐 아니라 부산·전북·충남·제주 등 전국에서 동시에 진행됩니다. MBC 뉴스
AI 도입과 디지털 전환 확산으로 영업점 방문 고객이 감소한 것이 우리은행 측의 공식 설명입니다. 실제로 디지털 뱅킹이 전체 금융거래의 90% 이상을 차지하게 됐다는 통계가 이를 뒷받침합니다.
점포 통폐합에 제동 걸린다 — 3월부터 절차 강화
그간 1㎞ 내 점포 통폐합은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은행이 마음대로 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설문을 통해 지역 의견을 의무적으로 들어야 합니다. 원칙적으로 1개월 이상 문자서비스, 우편, 창구 안내 등 최소 2가지 이상 방식으로 설문을 실시해야 합니다. Newsway
지방에서 점포를 많이 줄이면 은행들이 사활을 거는 지방자치단체 금고 유치전에서도 더 불리해지도록 감점이 확대됩니다. 특히 광역시 외 지역에서 점포를 없애면 더 많이 감점합니다. Newsway
효율화와 공공성 사이의 균형을 맞추려는 금융당국의 개입입니다. 지자체 금고 선정권이라는 강력한 수단을 활용하는 셈입니다.
생산성 지표 — 은행별 격차가 뚜렷하다
우리은행 '생산성 최저' — CIR 48%의 의미
우리은행이 직원 1인당 충당금적립전이익 약 3억2976만원을 기록하며 주요 시중은행 중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같은 지표에서 하나·신한·국민은행은 모두 4억원에 근접하거나 초과했습니다. Econmingle
우리은행의 영업이익경비율(CIR)은 약 48%로 4대 은행 중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동일한 수익을 내더라도 더 많은 비용이 투입되는 구조로, 인력 및 점포 유지비 부담이 수익성 저하로 직결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Econmingle
CIR은 낮을수록 효율적입니다. 우리은행이 100원 수익을 올리는 데 48원을 쓴다면, 다른 은행은 40원대 초반으로 같은 수익을 내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점포 통폐합 37곳이 일시에 집중된 것도 이 격차를 좁히기 위한 압박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원화 구조로의 전환 — 남은 직원의 역할이 바뀐다
점포 기반의 대중 금융 영역에서 인력을 줄이는 동시에, 고수익 자산관리 부문으로 경영 자원을 재배치하는 이원화 구조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하나은행은 2026년 상반기 신입행원 모집을 진행 중으로, 디지털·데이터 분야 중심의 선별적 채용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News1
단순 창구 업무는 줄이고, AI·디지털·자산관리 분야는 오히려 인재를 확보하는 방향입니다. 남은 인원의 생산성과 보상이 높아지는 구조적 변화가 진행 중이라는 분석입니다.
효율화의 그늘 — 디지털 소외 계층 문제
효율화에는 명암이 함께 있습니다.
서울에 위치한 4대 은행 지점 1045곳 중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에만 329곳이 몰려 전체의 31.5%를 차지했습니다. 반면 중·저소득층 밀집 지역에서는 폐점이 잇따르며 '금융공동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뱅킹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 장애인, 저소득층일수록 점포 축소의 타격을 직접적으로 받습니다. 은행권이 5년간 91조원의 순이익을 올리는 동안 금융 취약계층의 접근권은 오히려 좁아졌다는 지적이 국회에서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희망퇴직은 단기적으로는 비용 절감과 조직 효율화를 가져올 수 있지만, 숙련 인력 감소와 조직 내 경험 부족이 장기적인 과제로 떠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First News
앞으로의 방향 — AI브랜치와 무인 영업이 대안
신한은행은 AI브랜치를 필두로 무인(無人) 영업에 주력하기로 했습니다. 우리은행은 기업금융까지 디지털화하기로 했으며, NH농협은행은 비대면·플랫폼 중심의 디지털리딩뱅크를 선언했습니다. First News
무인 영업점은 ATM을 넘어 상담·대출 신청까지 AI가 처리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공간 임대료와 인건비를 줄이면서도 24시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은행 입장에서는 이상적인 모델입니다.
다만, 이 모델이 디지털 소외 계층까지 포용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과제입니다. '지점을 없애는 대신 디지털 금융지원센터 등 오프라인 상담 창구를 유지하고, 고령층·저소득층 대상의 대면 서비스망을 재설계해야 한다'는 제언이 금융권 안팎에서 제기되는 이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