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경제가 저성장의 늪을 벗어나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돈의 흐름을 바꾸는 금융의 대전환이 필수적입니다. 현재 우리 금융 시장은 가계대출과 부동산 담보대출에 과도하게 쏠려 있어 정작 국가 경쟁력을 결정지을 첨단 산업과 벤처 기업들은 자금 가뭄에 시달리는 역설적인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이재명 정부가 강조하는 생산적 금융은 바로 이러한 자원 배분의 왜곡을 바로잡고 경제의 혈맥인 금융이 실질적인 생산성을 창출하는 곳으로 흐르게 하는 것을 골자로 합니다. 오늘은 국가 경제의 체질 개선을 위한 생산적 금융의 필요성과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모델 구축 방안을 심도 있게 살펴보겠습니다.
금융 자원 재배치의 필연성 부동산 중심에서 혁신 성장 산업으로의 이동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을 위해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할 과제는 기형적으로 비대해진 부동산 관련 금융 자원을 미래 성장 동력 산업으로 재배치하는 것입니다. 현재 금융권의 자금 공급 구조는 담보 위주의 안정적인 대출에 치중되어 있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기업들이 자본을 조달하기에는 문턱이 매우 높습니다.
첫째, 첨단 산업과 벤처 생태계에 대한 집중적인 자금 수혈이 필요합니다. 반도체, 바이오, 이차전지, 인공지능 등 미래를 주도할 전략 산업들은 초기 대규모 투자가 필수적입니다. 금융 자원이 이들 분야로 흐르지 못하고 부동산 시장에 머물러 있다면 국가의 미래 성장 잠재력은 고갈될 수밖에 없습니다. 금융 자원의 재분배는 단순한 정책적 선택을 넘어 국가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입니다.
둘째, 민관 합동의 강력한 추진 체계가 가동되어야 합니다. 정부의 정책 자금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입니다. 민간 금융기관들이 리스크를 분담하면서도 충분한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구조를 설계하여,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이 자연스럽게 생산적인 분야로 유입되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세제 혜택이나 보증 지원 등 민간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인센티브 시스템을 정교하게 다듬어야 합니다.
셋째, 경직된 대출 심사 기준의 파격적인 개선입니다. 많은 중소기업과 혁신 벤처들이 기술력과 미래 가치를 인정받고도 과거의 재무제표나 부동산 담보가 없다는 이유로 자금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과거의 낡은 심사 기준을 폐기하고 기업의 무형 자산과 기술 경쟁력을 정당하게 평가할 수 있는 새로운 신용 평가 모델이 도입되어야 합니다.
생산적 금융 모델의 혁신 전문 금융기관 설립과 디지털 기술의 융합
자원의 재배치가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고도화된 생산적 금융 모델이 구축되어야 합니다. 기존의 보편적 금융 서비스를 넘어 산업별 특성에 최적화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우선, 산업별 전문 금융기관의 설립과 육성이 시급합니다. 특정 산업에 대한 깊은 이해도와 전문 지식을 갖춘 기관이 투자와 대출을 결정할 때 자금 집행의 효율성은 극대화됩니다. 예를 들어 첨단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산업에 특화된 금융 전문가는 해당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과 시장의 위험 요소를 정교하게 분석하여 적기에 적정 규모의 자금을 지원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전문성은 곧 금융의 안전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길입니다.
다음으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금융 혁신이 동반되어야 합니다. 빅데이터 분석과 인공지능(AI) 기반의 평가 시스템은 기존의 인적 판단이 가질 수 있는 편향성을 극복하고 대출 심사 및 투자 결정의 투명성을 높여줍니다. 이는 자금이 필요한 기업들에게는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고, 금융기관에는 부실 위험을 선제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합니다. 테크핀(Tech-fin) 기술의 접목은 생산적 금융이 구조적으로 안착하는 데 강력한 가속 페달이 될 것입니다.
또한, 기업의 성장 단계별 맞춤형 금융 상품 개발이 필요합니다. 창업 초기에는 엔젤 투자와 보증 지원을, 성장기에는 스케일업을 위한 대규모 펀딩을, 성숙기에는 시장 확대를 위한 금융 솔루션을 연결하는 유기적인 지원 체계가 마련되어야 합니다. 이는 기업이 자금난으로 인해 성장이 멈추는 데스밸리(Death Valley)를 무사히 넘길 수 있게 돕는 핵심 장치가 될 것입니다.
사회적 인식의 대전환 투기를 넘어 가치 창출로의 금융관 변화
생산적 금융의 성공을 위해 마지막으로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는 금융을 바라보는 사회 전체의 인식 개선입니다. 우리 사회에 뿌리 깊게 박힌 부동산 불패 신화와 단기 투기적 이익 중심의 사고방식은 생산적 금융의 정착을 저해하는 가장 큰 장애물입니다.
우선, 금융이 경제 발전과 사회적 가치 실현의 도구라는 인식을 확산시켜야 합니다. 금융은 단순한 부의 증식 수단이 아니라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국가의 부를 창출하는 생산 현장의 핵심 파트너라는 사실을 대중에게 알려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정부와 금융권은 지속적인 교육과 홍보를 통해 생산적 금융의 개념을 대중화하고 기업 경영진에게도 혁신 금융 활용의 이점을 전파해야 합니다.
또한, 성공적인 모델의 발굴과 확산이 중요합니다. 생산적 금융 지원을 통해 세계적인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한 사례나 사양 산업에서 첨단 산업으로 체질 개선에 성공한 기업들의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합니다. 해외의 성공적인 사례들을 우리 실정에 맞게 벤치마킹하여 국내에서도 실질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다는 것을 증명할 때 사회적 신뢰와 동참이 뒤따를 것입니다.
나아가 금융권의 성과 평가 지표(KPI) 역시 변해야 합니다. 단순히 대출 실적이나 이자 이익에만 매몰되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많은 혁신 기업을 발굴하고 성장시켰는지가 금융기관의 핵심 가치로 평가받는 문화가 형성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보상 체계의 변화는 금융 종사자들의 행동 변화를 이끌어내는 가장 강력한 동인이 될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은 선택이 아닌 대한민국 경제의 미래가 걸린 절박한 과제입니다. 금융 자원의 전략적 재배치, 혁신적인 금융 모델 구축,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사회적 인식의 변화가 삼위일체를 이룰 때 우리는 비로소 지속 가능한 성장 가도에 진입할 수 있습니다. 실효성 있는 정책 집행과 긍정적인 사회적 합의를 통해 한국 경제가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는 금융의 새 시대를 열어가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