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화재예방 필요성 증가 조사 결과

전통시장 화재예방 조사


전통시장 화재 현황과 심각성

최근 5년간 전국의 전통시장에서 285건의 화재가 발생했으며, 28명이 부상을 입고 재산피해는 820억원에 달했습니다. 이는 연평균 57건의 화재가 전통시장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의미로,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전국 어딘가의 전통시장에서 화재가 일어나고 있는 셈입니다.

주요 대형 화재 사례를 살펴보면 그 심각성이 더욱 명확해집니다. 2019년 9월 서울 중구 제일평화시장 화재는 피해액만 716억원에 달하며, 이는 전체 5년간 피해액의 87%를 차지하는 초대형 참사였습니다. 같은 해 1월 강원도 원주 중앙시장에서는 41.6억원, 2020년 9월 서울 동대문구 전통시장에서는 24.3억원, 2023년 3월 인천 동구 현대시장에서는 12.3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이보다 앞서 2016년 대구 서문시장, 2017년 여수수산시장, 2018년 의정부 제일시장 화재 등 잊을만하면 전통시장에서 크고 작은 화재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통계는 전통시장이 화재 위험에 얼마나 노출되어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전통시장은 한국 사회에서 중요한 경제적, 문화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동시에 화재 발생 위험이 항상 존재하는 취약한 공간이기도 합니다. 전통시장은 미로형 골목에 소규모 점포가 밀집된 형태로 노후시설(소방·전기·가스 등)의 관리 미흡, 상인들의 안전의식 부족 등으로 인해 화재발생 위험이 높은 실정입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전통시장의 구조적 특성입니다. 대부분의 전통시장은 20년 이상 된 낡은 건물이 밀집되어 있으며, 고밀도로 집중된 상가와 노점, 인화성이 높은 재고물품의 대량 적재로 인해 화재 발생 시 급속도로 번지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좁은 골목길과 복잡한 구조로 인해 소방도로가 확보되지 않은 경우가 많고, 시장 진입로 주변의 불법 주정차 차량으로 인해 소방차량의 접근이 어려워 초기 진압에 실패하여 대형화재로 확대되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또한 화재 발생 시 고열과 유독가스가 빠르게 확산되어 인명피해의 위험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처럼 전통시장은 화재에 대한 근본적인 취약성을 내포하고 있어, 안전시설물 보완과 상인 안전의식 개선이 절실히 필요한 실정입니다.


전기적 요인이 주요 화재 원인

전통시장 화재의 주요 원인을 살펴보면, 과전류나 전선 손상 등 전기적 요인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실제로 서울 전통시장의 최근 5년간 화재 51건 가운데 51%(26건)가 전기적 요인 때문에 발생했습니다. 이는 전통시장의 노후화된 전기시설과 불법 전기 사용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를 잘 보여줍니다.

많은 전통시장에서 오래된 배선, 불량 누전차단기, 정격 용량을 초과한 퓨즈 사용 등이 만연해 있습니다. 더욱이 좁은 공간에 여러 개의 콘센트를 문어발식으로 연결하거나, 전선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경우가 많아 화재 위험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기 안전관리의 허점이 언제든지 큰 화재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체계적인 화재 예방 대책 필요

전통시장의 화재 예방을 위해서는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먼저 소방 안전시설의 확충이 시급합니다. 전통시장에는 재난 위치 표지판을 설치하여 상인들과 관할 소방서 누구나 알아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며, 단독형 감지기, 소화기, 호스릴 소화전을 추가 설치해야 합니다.

또한 전기 안전관리 강화가 필수적입니다. 지자체와 소방서에서는 정기적으로 전통시장 누전차단기 설치와 작동여부, 정격 용량의 퓨즈와 규격전선 사용여부 등을 일제조사하고 있으며, 안전점검 후 노후·불량 누전차단기 교체, 콘센트·스위치·등기구 등 노후 배선 교체, 복잡하게 얽힌 배선정리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기적인 점검과 개선 작업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방염 처리도 중요한 예방책입니다. 대다수의 상인들은 장사를 마친 후 물건을 덮개천으로 덮어두고 가는 경우가 많은데, 덮개천의 원단은 화재 시 쉽게 불이 붙고 번지는 가연성 물질이라 매우 위험합니다. 따라서 일반 덮개천 대신 불에 타지 않도록 방염 처리된 소재를 사용하도록 권장하고 지원해야 합니다.


상인과 고객의 안전의식 제고

하드웨어적인 개선과 함께 상인들의 안전의식 향상도 매우 중요합니다. 소방 안전 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하여 화재 발생 시 대처 방법을 숙지하도록 해야 합니다. 특히 영업 종료 시 전기·가스 차단밸브를 반드시 확인하는 습관을 생활화하고, 점포별 자율안전점검을 철저히 수행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전통시장 관계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화재 예방의 핵심입니다. 화재 감시 시스템을 활용하고, 주기적인 안전 점검을 통해 잠재적 위험요소를 사전에 발견하고 제거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또한 소방통로를 항상 확보하여 화재 발생 시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해야 합니다.


정부와 지자체의 역할

2025년 설 명절을 대비하여 여러 지역 소방서에서는 2024년 12월 27일부터 2025년 1월 13일까지 전통시장 화재안전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이처럼 정부와 지자체는 명절과 같이 전통시장 이용이 증가하는 시기를 앞두고 선제적인 안전점검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회성 점검이 아닌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안전관리 시스템 구축이 필요합니다. 전통시장 현대화 사업과 연계하여 소방 안전시설을 확충하고, 노후 전기시설을 전면 교체하는 등 근본적인 개선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또한 화재 예방 우수 전통시장을 발굴하고 지원하여 모범 사례를 확산시키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재정적 지원도 중요합니다. 영세 상인들이 많은 전통시장의 특성상 개별 점포에서 소방 안전시설을 갖추기에는 경제적 부담이 클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정부와 지자체가 소방시설 설치 비용을 지원하고, 방염 처리된 덮개천 구입 비용을 보조하는 등의 실질적인 지원책이 필요합니다.


종합적 접근으로 안전한 전통시장 만들기

전통시장의 화재 예방은 단순히 소방시설을 설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상인들의 안전의식 개선, 정기적인 점검과 관리, 노후시설 개선, 정부의 지원과 관리가 종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전통시장은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이자 서민 경제의 중요한 터전입니다.

화재로부터 안전한 전통시장을 만드는 것은 상인들의 생계를 지키고, 고객들의 안전을 보장하며, 우리의 전통문화를 보존하는 일입니다. 모든 관계자가 화재 예방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때, 비로소 안전하고 활기찬 전통시장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 당장 우리 주변의 전통시장에서 화재 위험요소는 없는지 살펴보고, 작은 관심과 실천으로 큰 화재를 예방하는 데 동참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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