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경상북도 경주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북미정상회담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의 접촉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APEC 회의를 계기로 북미 대화의 물꼬가 트일 수 있다는 기대감을 표명하고 있습니다. 이번 회의는 2005년 부산 APEC 이후 20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만큼, 국제 외교무대에서의 전략적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습니다.
경주 APEC 정상회의의 중요성
APEC 정상회의의 경제적 의의
이번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협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경제 현안을 논의하는 중요한 다자간 협의체입니다. APEC은 총 21개 회원국이 참여하는 세계 최대 경제권으로, 전 세계 GDP의 약 60%, 세계 무역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경제 블록입니다. 한국의 경우 2023년 기준 수출의 74.7%, 수입의 67.5%가 APEC 회원국과의 교역이며, 외국인 직접투자의 46.5%가 APEC 회원국으로부터 유입되는 등 경제적으로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첫 번째 APEC 정상회의인 만큼, 미국의 새로운 경제정책과 통상전략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중국 시진핑 주석, 캐나다 마크 카니 총리, 한국 이재명 대통령 등 주요국 정상들이 참석하여 포스트 팬데믹 시대의 경제 회복, 공급망 재편, 디지털 전환, 그린 경제 등 시급한 국제 경제 현안을 집중 논의할 예정입니다.
경주 개최의 역사적 상징성
경주는 신라 천년의 고도로서 풍부한 문화유산과 역사적 전통을 간직한 도시입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불국사, 석굴암을 비롯해 첨성대, 안압지 등 수많은 문화재가 산재해 있어 '지붕 없는 박물관'으로 불립니다. 이러한 역사문화 도시에서 현대 국제경제회의를 개최함으로써,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한국의 독특한 매력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경상북도는 이번 APEC 정상회의 개최로 인해 전국적으로 1조 8천억 원 이상의 경제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관광산업 활성화, 인프라 개선, 국제적 인지도 상승 등 유무형의 효과가 예상되며, 특히 경주와 대구·경북 지역의 국제 교류 확대와 지역경제 발전에 큰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회의 성공을 위해 경주시는 대대적인 도시 정비, 숙박시설 리모델링, 교통 인프라 확충 등 다방면의 준비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을 점검하다
북한의 대화 재개 시그널
정부 고위 관계자는 경주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 만남 가능성에 대해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곤란하지만 그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는 과거 정부가 보여준 신중한 태도와는 다소 차이가 있는 발언으로, 북미 대화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최근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현 미국 대통령 트럼프에 대한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다"며 "미국이 허황한 비핵화 집념을 털어버리고 현실을 인정한 데 기초하여 우리와의 진정한 평화 공존을 바란다면 미국과 마주 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발언했습니다. 이는 비핵화 의제를 제외한다면 트럼프 대통령과의 재회 의지가 있다는 점을 직접 천명한 것으로, 북미 대화 재개의 가능성을 시사하는 중요한 신호로 해석됩니다.
조현 외교부 장관 역시 AP통신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평화 중재자 역할을 요청한 사실을 언급하며, 가까운 시일 내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면 "환상적일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현했습니다. 이는 한국 정부가 북미 대화 재개를 적극 지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발언입니다.
뉴욕 물밑 접촉 가능성과 외교적 움직임
북한은 2018년 이후 7년 만에 유엔총회에 김선경 외무성 부상을 단장으로 한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했습니다. 외교가에서는 이를 북미 정상회담 개최 의지를 확인하기 위한 물밑 접촉의 일환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는 다양한 국가들이 모이는 만큼 비공식 접촉과 협상이 이루어지기 좋은 환경이기 때문입니다.
외교 당국 소식통은 "북미협상 재개는 여전히 실체가 없는 수준"이라면서도 "경주 APEC을 앞두고 북한이 점차 미국과의 거리를 좁히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대미 메시지를 강화하고 있고, 미국 역시 이에 대해 열린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APEC 회의 기간 중 양국 정상의 만남 또는 고위급 접촉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완전히 배제되지는 않는 상황입니다.
한국의 전략적 입장과 중재자 역할
정부의 기대감 표출 배경에는 북미 협상 국면에서 한국이 배제되는 상황을 예방하려는 전략적 의도가 담겨 있습니다. 정부 소식통은 "현재로선 북미대화가 남북대화로 이어지긴 어려운 형편"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더욱 북미대화 흐름에 한국이 비껴 있지 않다는 메시지를 발신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은 미국과의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남한에 대해서는 여전히 대화의 여지를 주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 정부는 북미대화에 대한 관심 표명과 자국 입장 설명을 통해 대북 문제에 대한 관여 공간을 확보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경주 APEC은 한국이 북미 대화의 촉진자 또는 중재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최적의 무대가 될 수 있습니다.
APEC 정상회의와 국제 사회의 반응
주요국 정상들의 참석과 다자외교
경주 APEC 정상회의에는 미국, 중국, 일본, 캐나다, 러시아, 호주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21개 회원국의 정상들이 참석합니다.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첫 번째 APEC 회의인 만큼, 미국의 새로운 외교·통상 정책 방향이 제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시진핑 중국 주석의 참석도 확정되어 미중 정상회담이 경주에서 성사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일본, 호주, 캐나다 등 전통적 우방국들과의 양자회담도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한국은 이들 국가와 공급망 재편, 첨단기술 협력, 에너지 전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동남아시아 국가들과는 신남방정책의 연장선상에서 경제협력을 더욱 확대하고, 중남미 APEC 회원국들과도 새로운 협력 기회를 모색할 예정입니다.
한국 외교력 강화의 기회
한국은 경주에서의 APEC 정상회의 개최를 통해 국제사회에서의 외교적 위상을 한층 더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회의 주최국으로서 의제 설정권을 가지게 되며, 한국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슈들을 국제사회에 적극적으로 제기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혁신, 지속가능한 발전, 포용적 성장 등 한국이 강점을 가진 분야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또한 APEC 회의 기간 중 다양한 양자·소다자 회담을 통해 한국의 외교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실질적인 협력 성과를 도출할 수 있습니다. 경주라는 역사문화 도시에서 회의를 개최함으로써 한국의 문화적 매력을 세계에 알리고, 문화외교와 경제외교를 결합한 새로운 외교 모델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경제협력과 정치적 신뢰 구축
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는 역내 경제협력 강화는 물론 정치적 신뢰 구축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경제적 상호의존이 심화되면서 정치·안보 분야에서도 협력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습니다. 특히 미중 전략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APEC과 같은 다자협의체가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각국 정상들은 경주 회의에서 자유무역 증진, 디지털 경제 발전, 기후변화 대응, 보건안보 강화 등 공동의 과제에 대한 협력 방안을 모색할 것입니다. 이러한 경제협력이 정치적 대화와 신뢰로 이어진다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번영에 크게 기여할 수 있습니다. 특히 북미 간 대화 재개가 이루어진다면, 이는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 전체의 안보 환경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결론
2025년 경주 APEC 정상회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북미정상회담 재개의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는 중요한 외교 무대입니다. 한국 정부는 회의 주최국으로서 실용적이고 균형 잡힌 외교를 통해 지역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북한의 대화 재개 시그널, 미국의 열린 태도, 그리고 한국의 적극적인 중재 노력이 맞물린다면, 경주에서 역사적인 북미 접촉이 이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향후 각국 정상들이 경주 회의에서 어떤 합의와 성과를 도출해낼지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