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장사보다 채권 투자로 더 벌었다 — 저축은행 1분기 비이자이익 11배 폭증의 속사정 (2026년 6월)



저축은행의 본업은 예금을 받아서 대출해주고 그 이자 차익으로 먹고 사는 겁니다. 그런데 2026년 1분기에는 그 본업보다 채권·유가증권 투자에서 더 큰 수익이 났습니다. 11배나 늘어난 비이자이익이 저축은행 전체 실적을 끌어올린 주역이었습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2026년 1분기 저축은행 업권의 비이자손익이 29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1배 가량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비이자손익에는 유가증권 관련 손익, 대출채권 관련 손익, 수수료손익 등이 반영됩니다. Newsway

왜 갑자기 이렇게 늘었는지, 이게 계속될 수 있는 건지, 그리고 저축은행에 돈을 맡긴 예금자 입장에서는 어떻게 봐야 하는지 정리했습니다.


1분기 실적 전체 그림부터 보기


저축은행중앙회는 1분기 국내 저축은행이 연결 기준 이자이익 1조3609억원, 영업이익 4220억원, 당기순이익 333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0.89% 소폭 오른 반면 영업이익이 721% 큰 폭으로 오르며 당기순이익도 658.64% 확대됐습니다. Newsway

이자이익은 0.89% 오르는 데 그쳤는데 영업이익은 721% 폭등했습니다. 이 차이가 바로 비이자이익에서 나왔습니다. 본업에서는 조금 나아졌는데, 본업 외 투자에서 일이 크게 터진 겁니다.


비이자이익 11배 폭증 — 왜 이렇게 됐나


채권 가격이 올라서 평가이익이 생겼다


저축은행들은 국채·회사채 등 채권을 상당량 보유하고 있습니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입니다. 금리가 내려가면 채권 가격이 오르고, 평가이익이 생깁니다.

2025년에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여러 차례 인하하면서 채권 가격이 올랐습니다. 저축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던 채권의 가치가 올라가면서 장부에 이익이 잡혔습니다. 실제로 팔지 않아도 회계상 이익으로 처리되는 구조입니다.

반대로 시중은행은 같은 기간 금리 상승 국면에서 채권 평가손실이 났는데, 저축은행은 채권 보유 구조와 만기 구성이 달라 이 흐름에서 이익을 챙길 수 있었습니다.


PF 부실 충당금 환입 효과


PF 부실채권에 대비해 미리 쌓아두었던 충당금이 실제 손실보다 많았을 경우, 그 차액이 환입이익으로 잡힙니다. 2024년에 공격적으로 충당금을 쌓아두었다가 2025년 이후 일부가 환입되는 흐름이 비이자이익으로 반영됐습니다.

대출채권 관련 손익 개선도 함께 작용했습니다. 연체·부실채권 정리 과정에서 발생한 회수 이익이 이 항목에 반영됩니다.


이 수익, 내년에도 계속될 수 있을까


솔직하게 말하면 쉽지 않습니다.

채권 평가이익은 금리 방향에 달려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금리 인상을 준비하고 있다는 신호가 이미 나오고 있습니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이 내려가고, 이번 분기처럼 채권 평가이익이 나오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평가손실이 날 수 있습니다.

충당금 환입도 한 번 환입되면 같은 자산에서 다시 환입이 나오지 않습니다. 구조적으로 반복되기 어려운 일회성 성격이 있습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향후 저축은행 업계가 흑자기조와 높은 자본적정성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나, 영업 환경 개선 지연으로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둔 경영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Newsway

저축은행중앙회 스스로도 '영업 환경 개선 지연'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이번 호실적이 구조적 체질 개선이 아닌 시장 상황의 도움을 받은 측면이 크다는 것을 인정한 셈입니다.


그래도 긍정적인 신호는 있다 — BIS 비율 역대 최고


주요 재무현황을 살펴보면 올 1분기 국내 저축은행의 BIS 비율은 16%로 전분기 대비 0.1%포인트 개선됐습니다. 이익실현을 바탕으로 자기자본증가율이 위험가중자산 증가율을 상회해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입니다. Newsway

BIS 비율 16%는 저축은행 업권 역대 최고 수준입니다. 법정 최저 기준 8%의 두 배입니다. 연체율이 오르더라도 자본 완충력이 두텁다는 의미입니다. 당장의 위기가 아니라 미래의 충격에 버틸 수 있는 체력이 있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비이자이익 방향이 달랐다


흥미로운 대조가 있습니다.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이 같은 분기에 반대 방향을 보였습니다.

시장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유가증권 관련 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조6000억원 줄어들며 적자로 전환됐습니다. 시중은행의 비이자이익은 1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00억원(35.6%) 급감했습니다. MBC 뉴스

시중은행은 채권 평가손실로 비이자이익이 폭감했는데, 저축은행은 채권 평가이익으로 비이자이익이 폭증했습니다. 보유 채권의 만기 구조나 회계 처리 방식의 차이가 같은 시장 환경에서 반대 결과를 만들어냈습니다.


저축은행을 이용하는 예금자가 알아야 할 것


이번 호실적에 안도할 수 있지만 냉정하게 봐야 할 숫자가 하나 있습니다.

연체율은 6.7%로 전분기 대비 0.7%포인트 악화됐습니다.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 경기회복 지연을 바탕으로 거래자 채무상환능력이 약화되는 등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한 연체율이 소폭 상승한 영향을 받았습니다. Newsway

연체율 6.7%는 높은 수준입니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이 개선됐어도 대출 건전성은 악화 중입니다. 실물 경기가 회복되지 않으면 이 숫자는 더 올라갈 수 있습니다.

저축은행에 예금을 맡기고 있다면 지금 확인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첫째, 예금자보호 한도 1억원을 초과해 예치하고 있다면 분산을 검토합니다. 2025년 9월부터 한도가 1억원으로 올랐지만, 1억원 초과분은 보호받지 못합니다.

둘째, 이용 중인 저축은행의 BIS 비율을 확인합니다. 금융감독원 파인(fine.fss.or.kr)에서 저축은행별 BIS 비율을 조회할 수 있습니다. 11% 이상이면 일반적으로 안정적인 수준입니다.

셋째, 고금리 파킹통장을 활용하고 있다면 해당 저축은행의 연체율도 함께 살펴보는 습관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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